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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면

가곡면 방정떨어 복 잃고 벌받는 여자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자
2007년 12월 26일 0시 0분 0초
조회
4,022
예전에 이동네에 그 양반이 우리에 사장어른이오. 아주 가난하게 살았어요 그런데 하루는 쌀독에 쌀을 푸러 떡-가보니께 뱀이 귀가 빠름한게 한 두어자 가량되는게 쌀독에 들어앉졌다 이거여 그래서 인제 고 사랑채에 시누(시누이)가 하나 있었는데 시누한테 "아이 시누, 아이 우리 쌀독에 뱀이 한 마리 들앉졌어"

그렁께로 시누가 하는 소리가 "아이, 올캐, 그소리말고 생미에다가 밥을 하나 지어가지고 쌀독에 집어 넣어줘"

그러니 께루 이 시누가 참밥을 생미에 다가요(두손바닥을 오므려 보이며) 요만한 냄비 같은데다 밥을 하나 지어 가지구설랑 쌀독에다 갖다 집어 줬더니 뱀이 싹 반을 끊어 먹더라 이거여, 그리고 또 그 이튿날 아침에 딱 열어보니 밥을 반을 싹끊어 먹길래 그래 또 자기 시누한테 가서 "시누 밥을 반을 먹었어"

그렁께, "아무 소리말고 그 밥을 마주(마저)먹어 자네가"

시누가 시키는대로 올캐가 뱀이 먹던 밥을 먹으려니 깨름직하다 이거여 그러나 애라 먹어라 하고 두눈 꼭 감고 먹었다 이거여 그러기를 일년을 인제 계속해서 그 뱀이 먹던 것을 먹고 그랬는데 우연히 농사가 되는데 말이요.

벼 한섬 먹을만한 논에서 서너덧섬 나더라 이거여 그래 한해농사 지 갖꾸서 시방돈으로 꽤많은 돈을 벌어서 땅마지기를 사들이고 몇해를 그렇게 하니 인제 밥술께나 먹게됐는데 그래 계속해서 뱀밥을 먹구 이랬으면 괜찮은데 이웃에 다니면서 "아 우리집에 쌀독안에 뱀이 들었어"

자꾸 이렁께 뱀이 귀가 시끄럽다 이겁니다.

"아 나 이거 너이들 집에서 못있겄다"

이겁니다. 꿈에 거 단양에 고리뜰이라는데가 있는데 거기에 그전에 성판사(成判使)가 살았는데 이조때 판사면 꽤 부잔데 "나 이제 성판사네 집으로 가야지 너이 집에 못있겄다." 이거여, 귀가 시끄러워서 그러고 났는데 아침에 나가보니께 뱀이 없어졌다 이거요, 근데 그질로 농사도 제대로 잘 안되고 농사철 푸마시 하러도 오지를 않는거야, 그래 가지고선 인제 이노인이 그 성판사네 집에 가서 담모퉁이에 가 가지고 "다시는 안 그럴테니 우리집으로 도로가자"고 뱀한테 사정을 해도 한번 집나간 짐승이 올 수 없다. 이거여 영영 안돌아왔어.

이 뱀덕에 인제 그럭저럭인데, 결국 유지하는데 시방회관(새마을 회관) 터와 교회터에 거기서 살았는데 그후 어느날 밤중에 참 머리가 하얀 백발노인이 나타나더니만 "이(뒷산을 가리키며)반월산(半月山)에 가면은 무수밭이 있다는 겁니다.

"그 무수밭이 서마지기가 있는데 그중에 제일 큰거 두 개는 나부두고(놔두고) 짜지(조그만) 한거만 캐도 니 평상묵고 산다"고 이겁니다.

근에 이노인이 주책이 없는 것이 왜냐하면 그래 꿈을 꾸고 나니께로 날이 수북이 샌다 이거요. 한 서너시 가량 됐는데, 아 그전에 쓰봉을 입고 뭐 빤쓰를 입고 그렇치마는 그전엔 앞뒤가 다 타져있는 속곳이라는게 있는데 여자들 속곳, 노인들. 그래 가지고 이렇게(쪼그리고 앉으면서) 턱 앉으면 떡 벌어지고 이렇게 되는겨 인제 완전히 안 흥켜 놔가지고 꼬매지도 안은기여 이런속곳을 입고 자다 말고선, 벌떡 일어나 달이 훤-한데 산에 올라갔어요. 뒷산에 가니 과연 산삼(山蔘)이 보리씨 한마지기 정도는 꼭 들어갈 면적에 꽉 배겨 있어라 이거여 이것을 본 노인이 간밤에 백발노인이 꿈에 일러준 말을 잃어뿌리고 제일 큰놈을 꺽지말라는 놈의걸 뚝 두 개를 꺽었어요. 꺽어가지고 돌아서는데 정신이 없어요 산이 구르는 소리와 산이 거꾸로 서는 것 맨치 빙빙 돌고 어지러운기여 냉중에 정신을 차려보니 손에 꺽어든 삼대궁은 없고 시퍼런 풀잎을 쥐고 있더라는 거여 그래 날이 샌년에 가보니께 뭐 삼도없구 시퍼런 풀밭분이여. 그래 가지고 그 노인이 앞산에다가 기도를 석달했어 삼캘라고 밤으로 촛불 켜놓고 생미 지다놓구서 석달을 기도해도 결국 삼을 못캤습니다.

그러고 내려와 안방에 이렇게(머리를 벽에대고) 자는데 그날 저녁에 내우지간에 쌈을 해가 지고는 남자는 (오른쪽을 가르키며) 이 짝에 자고 여자는 이짝에 자고 애는 복판에 눕혀 재우고 잠을 자는데 앞산에서 돌이 굴러가지고 뒷벽을 치고 방안으로 들어와 아들 배를 딱잘라나가서 아들하나가 죽어 버렸어요.

그러고 난 뒤 노인이 정신이 돌은거여 아 근데 그러다 보니께는 이노인이 정신이 도니께 그안에 들어가면(마을안쪽을 가르키며) 물 맞는데가 있는데 그 물맞으로 가려면 기도를 하고 가야되요.

집에서 가다가 자기 오빠네 집에 들어가보니께 개를 잡아서 막 가마솥에 부글부글 끓이더라이거요 이놈이 기도하고 가서 물맞아야 되는데 개고기는 절대 비상인데 개고기 죽을 한그릇 먹고 가다보니 또 구렁이가 팔뚝같은 기이 길을 건너 막았다 이거여 이건 도저히 물맞으러 가지 말라는 건데 기어코 물맞으러 갔어요.

물을 맞는데 자기는 모르는데 옆에 사람이 보니께로 새파란 무지개를 그 여자한테 딱 받더라 이거여 그래 그 여자가 물을 맞고 와가지고 그질로 문둥병이 들려 가지고서는 문둥병을 앓다가 죽었어요.

그 쌀독안에 있던 구렁이가 업구렁인데 그것도 모르고 함부로 업신여기니까 업이 나가서 집안이 결국 몰락하고 만거지요.

- 가곡면 보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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